“선생님, 저 주변에는 저를 열받게 하는게 너무 많아요. 있죠 글쎄·····”

상기된 얼굴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조목조목 얘기해준다. 학교생활이 너무 마음에 안들고 모든 것이 이해가 안된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이어 덧붙이는 한마디.

“어휴.. 선생님, 저 화만 나면 속이 안 좋고, 몸이 너무 가려워서 힘들어요. 이거 왜 이렇죠?”

아토피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할 것입니다.

아토피를 악화시키는 요인에 건조한 피부, 환경적 자극, 물에 대한 잦은 노출, 온도변화와 더불어 당당하게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스트레스는 그 원인자체에 있어서 개인의 감수성 정도에 따라 인지정도가 차이가 나게 되므로 환자들 스스로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레스상황은 분노와 불안 등 부정적인 정서를 자아내며 신체적으로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피부의 혈관을 축소시켜 이차적으로 피부의 혈액순환을 저하시키고 피부기능을 나쁘게 만들며, 복강내 장기의 기능을 저하시켜 소화기능을 떨어뜨립니다. 처음 보는 상대와의 식사 등 불편한 자리에서 식사 후 잘 체하거나 하는 것들도 이와 연관시켜 볼 수 있을것입니다.

증가된 심장박동은 안면을 상기시키게 만들어 안면부위의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또한 스트레스는 스트레스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솔(Cortisol)은 스테로이드 계통의 호르몬으로 부신에서 만들어진다. 정상수치의 코티솔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도록 도와주나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하여 수치가 높아지게 되면 인체의 세포와 기관에 반대로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티솔을 만들어내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분비촉진호르몬 (Corticotrophin Releasing Hormone, CRH)의 분비가 활발해지는데 이 CRH은 비만세포라는 면역계의 세포를 자극해 면역물질인 인터루킨(interleukin)과 히스타민을 분비시킨다. 배출된 히스타민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관의 투과성이 높아지게 만들고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들이 대거 혈관밖으로 빠져나가게 되어 염증, 인설, 소양감 등의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스트레스는 이러한 스트레스호르몬과 교감신경계의 상호작용으로 훌륭히도  아토피의 증상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스트레스를 화(火)라고 표현했다.

간화, 심화라는 용어로 이러한 분노와 스트레스를 지칭했는데 스트레스 반응시에 나타나는 안면상기, 심박증가 등의 인체의 반응을 잘도 글자한자로 잘 표현해놓았다. 이러한 화의 반응은 신체에 이상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 화(火)가 피부로가면 가려움이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즉 심리적인 문제와 스트레스가 직접적으로 피부에 연관을 줄 수 있는 병리를 밝혀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스트레스 또한 아토피환자에게 있어서 철저하게 조절되어야하는 하나의 악화인자인 만큼 스트레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더불어 그 해소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들이 동원되어야하는데, 특히 즉시 발생한 스트레스는 즉시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속으로 삭히는 것만큼 만성적으로 큰 문제를 유발하는 것도 드물다. 화병이 그 한가지 예이다.

스트레스가 발생할 시에는 심호흡 등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고, 달리기, 줄넘기, 가벼운 체조 등으로 심신의 불균형을 해소하여 주어야 하고, 근본적으로 본인을 되돌아보아 화가 나는 원인과 그 상황의 해결을 통해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처리하는 것이 좋다.

내가 화가 나고 열받으면 피부도 똑같이 반응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심신의 불균형을 해소하게 되면 아토피뿐 아니라 생활전반에 걸쳐 건강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니 잘 깨닫고 실천해야한다.